테트라크로맷 4색각 1억 색상 능력
우리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인 삼색각과 달리, 테트라크로맷은 네 가지 색각으로 1억 가지 색상을 구분하는 특별한 시각 능력입니다. 이 신비로운 능력의 의미와 원리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테트라크로맷이란 무엇인가
자, 그럼 테트라크로맷(Tetrachromat)이란 무엇일까요? 단어 자체를 풀어보면 답이 나옵니다. ‘테트라(Tetra-)’는 그리스어로 ‘넷’을, ‘크로마(Chromat)’는 ‘색’을 의미합니다. 말 그대로 네 가지 색을 본다는 뜻인데, 단순히 색깔이 넷이라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색의 범주를 넘어, 100만 가지 색을 구별하는 일반적인 사람과 달리, 이들은 무려 1억 가지에 달하는 색을 인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그럼 어떻게 이런 특별한 능력이 가능할까요? 우리 눈 속에는 원뿔세포라는 녀석들이 빛의 파장을 감지해 색을 구분합니다. 이 원뿔세포 안의 색소가 빨강, 초록, 파랑 같은 특정 파장에 반응하는 식이죠. 마치 스피커가 저음, 중음, 고음을 나눠서 소리를 풍부하게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세 종류의 원뿔세포(적, 녹, 청)를 가지고 있어 트리크로맷(Trichromat)이라고 불립니다. 반대로 한두 가지 원뿔세포가 부족해 색을 온전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를 다이크로맷(Dichromat)이라고 하죠. 그런데 테트라크로맷은 여기서 네 번째 원뿔세포까지 활성화되어 색 스펙트럼을 차원이 다르게 해석합니다. 그럼 이 네 번째 원뿔세포가 도대체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기에 이런 초능력이 발현되는 걸까요?
1억 색상 능력의 발현과 특징
테트라크로맷의 1억 색상 능력은 유전학적으로 특별한 배경을 가집니다. 여기서 잠깐, 흥미로운 사실 하나! 이 능력은 X 염색체와 깊이 연관되어 여성에게서 보인자(carrier) 형태로 더 흔하게 나타나죠. 여성은 X 염색체가 두 개여서 돌연변이 영향을 덜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삼색각자는 빨강, 초록, 파랑을 감지하는 세 원추세포를 가졌지만, 테트라크로맷은 여기에 중간 파장대에 반응하는 네 번째 원추세포가 추가됩니다. 마치 고성능 카메라에 렌즈 하나가 더 달린 격이랄까요? 덕분에 이들은 우리가 보는 백만 가지보다 훨씬 정밀하게, 최대 1억 가지 색조의 미묘한 차이까지 읽어냅니다. 우리가 ‘같은 색’이라 생각하는 수십 가지 색감을 구별하는 거죠.
하지만 중요한 건, 네 번째 원추세포를 유전적으로 가졌다고 해서 모두 1억 색상을 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뇌가 이 추가 정보를 실제 색 지각으로 연결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기능적 발현은 극히 드뭅니다. 슈퍼카 엔진이 있어도 운전 실력이 뒷받침돼야 제 성능을 내듯 말이죠. 그렇다면 이 드문 능력은 현대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현대 사회 속 테트라크로맷의 현실과 오해
자, 그럼 이 1억 가지 색상 능력, 현대 사회에서 과연 ‘치트키’일까요?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스마트폰, TV, 모니터 같은 모든 RGB 기반 디지털 기기는 삼색각자에게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테트라크로맷 분들에겐 화면 속 수많은 색이 그저 ‘하나의 덩어리’처럼 보일 수 있죠.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 흔히 보는 ‘테트라크로맷 테스트’는 사실 큰 의미가 없습니다. 현존하는 모니터로는 1억 가지 색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으니까요. 삼색각자가 테트라크로맷의 세상을 이해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새로운 차원의 시각을 상상해야 하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물론 자연계엔 나비, 맨티스 새우처럼 훨씬 더 놀라운 시각을 가진 생명체도 많습니다. 하지만 인간 테트라크로맷의 특별한 능력은 RGB 기술의 한계에 갇혀, 그 진정한 잠재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과연 그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얼마나 더 다채로울지, 우리는 영원히 그저 짐작만 할 수 있을까요?
마무리
테트라크로맷은 1억 가지 색을 구분하는 놀라운 시각 능력으로, 주로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선천적 특징입니다. 현대 문명이 삼색각에 맞춰져 능력이 온전히 발휘되기 어렵지만, 우리가 인지하는 세상 너머에 또 다른 색의 세계가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 특별한 능력을 통해 시각의 다양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