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소설 깊이 읽기
전자책으로 오랜 시간 공들여 완독한 스릴러 소설
어떤 스릴러 소설인가
자, 그럼 리안 장 작가의 장편 데뷔작인 스릴러 소설
그런데 말입니다, 한국 독자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다소 엇갈리는 편이에요. 왜냐고요? 이 소설이 스릴러는 맞지만, 극도의 긴장감을 줄 정도는 아니거든요. 흔히 생각하는 피 튀기고 반전 거듭하는 강력한 스릴러를 선호하는 독자분들에게는 다소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마치 아주 매울 줄 알았던 음식이 생각보다 순한 맛인 느낌이랄까요?
저는 이 책을 전자책으로 만났는데, 덕분에 출퇴근길이나 잠시 짬이 날 때 부담 없이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이야기 속 숨겨진 메시지 인종과 사회 불평등
이 소설, 그냥 눈으로만 훑어보면 흥미로운 스릴러 같지만, 작가 리안 장은 그 속에 꽤 묵직한 메시지를 심어뒀습니다. 마치 펀드 보고서 뒤에 숨겨진 사회 현상처럼 말이죠. 그녀 스스로 “이 책은 본질적으로 엉뚱한 스릴러이지만, 백인 중심적인 공간에서 아시아인으로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도 다루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죠. 주인공 줄리 챈이 중국계 미국인이라는 설정, 과연 단순한 배경일까요? 백인 주류 사회에서 아시아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우리가 평소 의식하지 못하는 미묘한 차별과 편견에 노출되기 마련입니다. 줄리의 삶을 자세히 보면, 이런 보이지 않는 벽이 그녀의 기회를 얼마나 제약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소셜 미디어 시대의 불평등입니다. 작가는 “소셜미디어는 본질적으로 불평등해… 인종을 배제한다 해도 접근성에 정말 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소리야. 휴대폰을 살 여유가 있는지, 안정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지… 소셜미디어에는 평등은 없어“라는 뼈아픈 구절을 던지죠. 이 두 가지 핵심 메시지는 쌍둥이 자매, 줄리와 클로이의 극명한 삶의 대비를 통해 더욱 선명해집니다. 부유한 백인 가정에 입양되어 인플루언서로 성공한 클로이의 삶과, 이모와 함께 어렵게 자라 마트 캐셔로 일하는 줄리의 삶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는 도약의 발판이, 누구에게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인 현실을 보여주죠. 줄리가 언니의 삶을 동경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당신은 이 책에서 어떤 사회의 단면을 보게 될까요?
반전과 심리 묘사 흥미로운 전개와 결말
이 소설의 서사는 시작부터 독자를 꽤나 인상적으로 사로잡습니다. ‘화자인 줄리가 쌍둥이 자매를 죽이지 않았다’는 문장으로 시작해, 이 스릴러의 끝 또한 같은 내용을 강하게 말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거든요. 줄리의 시선과 심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촘촘하게 엮여 있다는 거죠.
주인공 줄리 챈은 부모님 사고 후 이모와 함께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반면, 언니 클로이는 부유한 백인 부부에게 입양되어 인플루언서로 살았죠. 한 명은 마트 캐셔, 다른 한 명은 셀럽. 이 극명한 대비가 바로 이야기의 핵심 동력입니다. 어딘가 현실에서 볼 법한 모습 아닌가요?
그러던 어느 날, 클로이의 갑작스러운 전화와 줄리의 뉴욕 방문이 모든 걸 바꿉니다. 그곳에서 줄리는 끔찍한 언니의 시체를 발견하죠. 여기서부터 줄리의 대범함이 빛을 발합니다. 본인이 클로이가 아니라고 부정할 수도 있었지만, 줄리는 클로이의 화려한 삶을 동경했고 본인의 고달픈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클로이 행세를 시작합니다.
평범한 캐셔가 인기 인플루언서 행세를 하며 언니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고 복수까지 꿈꾼다? 줄리의 대범한 실행력이 놀랍죠. 이 과정에서 법정 공방까지 이어집니다. 중반 즈음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 싶을 때 하차할 수도 있겠지만, 읽기 시작했다면 멈추지 마세요.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가 저도 속도를 엄청 낼 수 있었거든요.
결말은 줄리가 아마 무죄 판결을 받을 것이라는 암시를 남기며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줍니다. 과연 그녀는 클로이의 삶을 완전히 훔친 걸까요, 아니면 자신의 진짜 삶을 되찾은 걸까요? 그 답은 당신이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